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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시간 @ 안양 석수시장 내 유휴공간 / 2011
ordinary time @ Seock-su Market / 2011

 

보통의

 

우리는 한 장소에서 발언되는 사적이고 내밀한 추억들을 엿보기/듣기 라는 방식을 통해 탈취奪取하고, 이렇게 모아진 방대한 양의 추억과 기억을 재료삼아 이를 하나의 기억으로 재맥락화 합니다. 이 개인들의 추억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안양 석수시장 내에 있는 유휴공간에서 공공의 담화로 발현됩니다. 사람들이 향수에 젖어 나누는 대화들은 헛헛하면서도 마음이 찡 울리는 단순한 문장들이며, 때론 경험을 말하는 우쭐거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런 대화를 엿들음으로써 그들의 진솔한 위로와 충고, 때로는 후회와 체념들을 재경험하게 되며, 우리 주변의 평범한 대화 속에서 주옥과도 같은 명언의 순간을 발견합니다.우리들은 사적인 속삭임이 공공의 영역과 매체를 통해 발화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며, 이를 통해 일상을 하나의 힘으로써 복권시키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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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옥같은 명대사들 (7'32"), 현수막과 확성기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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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 수상한 평상 / (하단) 수상한 피크닉


우리가 '훔친다'는 행위를 하나의 개념으로 작업에 사용한 것은 steal(2010) 의 작업 이후부터 꾸준한 것입니다. 우리의 작업은 상당부분이 일상에 빚을 지고 있고, 따라서 우리는 일상을 존경하는 의미로 그것을 훔치는 것입니다. 한편, 일상을 모티브로 삼은 동시대의 많은 작업들이, 역설적이게도 일상에 예술을 베푼다는 개념으로 소개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품고, '훔친다'는 행위를 재정립함으로써 일상의 권위를 바로 세우고자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스스로 훼방꾼의 역할을 자청합니다.

길었던 작업의 과정속에서 우리는 안양유원지 곳곳에 카메라와 녹음기를 설치하고, 그곳에서 유일하게 어색하고 편치 못한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장시간에 걸친 관찰의 지루함과 습기가 가득한 더위는 긴장해야 할 우리 역시 방심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의 일상이라는 것은 정말 대단히도 평범하여서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지칠만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토록 평범하고 지리한 일상의 대화와 몸짓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스쳐지나가는 말 속에 작은 반짝임 같은 것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지루한 수십시간의 기록물들을 참고 참으며 바라보게 하는 이유입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건진 몇개의 작은 문장들을 공적인 담화로 담습니다. 확성기를 타고 나오는 몇 몇의 끊어진 문장들이 띄엄띄엄 발언되고, 크게 반짝이는 프로젝터로 벽에 투사됩니다.






강지윤+장근희 / 2011